대대로 집무실은 신성한 곳이었다. 가주만이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이며, 가주의 허락이 없이는 그 누구도 출입할 수 없었으니 경외의 감정까지 느껴지게 만든다.
더구나 집무실의 한 쪽 벽면에는 여태 데하름 자작가를 이끌어왔던 조상님들의 초상화가 걸려있었기 때문에 가문의 전통이 절로 엿보일 정도였다.
“들어와라.”
“네에엥…….”
그곳에서 나는 역대 가주들 중 최초로 노예를 집무실에 들였다. 그것도 나신의 몸을 하고 있는 노예를 말이다.
“부끄러워여…….”
양 손으로 자신의 가슴을 가리고 있는 엘프가 쭈뼛거리며 들어온다. 음부는 가릴 생각조차 하지 않았기에 자연스레 그쪽으로 시선이 가고 말았다.
오해가 있을까봐 말해두는데 내가 벗으라고 한 게 아니다. 벌을 준다니까 지가 알아서 벗었다. 미친년이 진짜.
나는 저 어처구니없는 엘프를 한동안 바라보다가 집무 책상을 향해 걸어갔다.
책상을 살펴보니 비즈형 실링 왁스와 멜팅 스푼이 정갈하게 놓여 있었다. 깃펜도 마찬가지. 다행이다. 이걸 이용하면 오늘 하루는 평온하게 넘길 수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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