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오라드가 나간 고해소에서, 함타르신은 자신에게 주어진 석판을 내려다보며 생각에 잠겼다.
‘엘프 노예가 이 모든 일의 원흉이라고?’
정상적인 노예는 아니긴 했다. 첫 대면에서 보여준 기세는 확실히 노예의 것이 아니었으니까. 아무리 그래도 기사단을 불러달라니. 허풍이 심하다.
‘상황을 모면하려는가.’
함타르신은 여태 테오라드와 같은 짓거리를 하는 귀족들을 꽤나 봐왔다. 적당히 강한 노예를 사들여 자신이 행한 악행을 덮어씌우기 위한 보험으로 쓰는 걸 말이다.
일반인에 비하면 월등히 강하다고 해도, 대부분의 노예들은 마경의 흑마법사가 몸에 새긴 각인을 이겨낼 순 없었으니 주인의 말에 복종할 수밖에 없게 된다.
귀족들은 그 점을 이용하여 자신이 행한 패악을 노예의 짓이라 변명하여 죄를 피해가곤 하였다. 테오라드의 경우에도 그럴 확률이 높았다.
‘과대망상자.’
혹은 사기꾼의 기질이 테오라드의 본모습이리라. 수없이 많은 이단을 심판해 온 함타르신에게 있어서 테오라드의 속내는 음험해 보일 뿐이었다.
‘만약 가주의 말이 전부 사실이라고 해도…….’
后续内容已被隐藏,请升级VIP会员后继续阅读。